펭귄은 왜 새인데 날지 못할까

펭귄은 새다.

깃털이 있고 부리가 있고 알을 낳는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새와 다르게 하늘을 날지 못한다.

대신 펭귄은 물속에서 날듯이 헤엄친다.

그래서 펭귄의 날개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쓰임이 바뀐 것에 가깝다.

펭귄의 조상은 하늘을 나는 새였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바다에서 먹이를 잡는 생활이 점점 중요해지면서 날개는 공중 비행보다 수중 비행에 더 알맞은 형태로 바뀌었다.

공기보다 물은 훨씬 무겁고 저항이 크다.

그래서 물속에서 빠르게 움직이려면 넓고 부드러운 날개보다 짧고 단단한 날개가 더 유리하다.

펭귄의 날개뼈는 단단하게 이어져 있고 날개 전체가 지느러미처럼 작동한다.

하늘을 나는 새의 날개가 공기를 잡는 도구라면 펭귄의 날개는 물을 밀어내는 노에 가깝다.

이 변화에는 대가가 있었다.

물속에서 강하게 헤엄치기 좋은 몸은 하늘을 날기에는 너무 무거워졌다.

펭귄은 추운 물속에서 버티기 위해 두꺼운 지방층과 촘촘한 깃털을 가지고 있고 잠수를 위해 몸도 유선형으로 발달했다.

짧고 단단한 날개와 무거운 몸은 물속에서는 장점이지만 공중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된다.

결국 펭귄은 하늘을 나는 능력을 잃는 대신 바다에서 훨씬 뛰어난 사냥꾼이 된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퇴화가 아니다.

날개가 쓸모없어져 사라진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환경에 맞게 바뀐 것이다.

펭귄을 보면 날지 못하는 새가 아니라 하늘 대신 바다를 선택한 새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황제펭귄 아빠는 왜 두 달 넘게 굶으며 알을 품을까

펭귄 중에서도 황제펭귄의 번식 방식은 매우 특이하다.

황제펭귄은 남극의 혹독한 겨울에 번식한다.

암컷은 알 하나를 낳은 뒤 바다로 돌아가 먹이를 먹고 체력을 회복한다.

알을 낳는 것 자체가 큰 에너지를 쓰는 일이기 때문에 암컷은 더 이상 오래 버티기 어렵다.

그 사이 수컷이 알을 넘겨받아 품는다.

황제펭귄은 둥지를 만들지 않는다.

얼음 위에 알을 그대로 두면 순식간에 얼어 죽을 수 있다.

그래서 수컷은 알을 발등 위에 올리고 배 아래의 따뜻한 피부 주머니로 덮는다.

이 부위를 육아낭처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알은 차가운 얼음에 직접 닿지 않고 아빠의 몸과 발 사이에서 따뜻하게 유지된다.

문제는 이 기간 동안 수컷이 먹이를 먹으러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알을 발 위에 올린 상태로 바다까지 이동할 수 없고 알을 내려놓는 순간 얼어 버릴 위험이 크다.

그래서 수컷은 여름 동안 몸에 저장해 둔 지방만으로 버틴다.

알이 부화할 때까지는 보통 65일에서 75일 정도가 걸리며 번식지에 도착한 시점까지 포함하면 수컷은 훨씬 더 긴 기간을 굶을 수 있다.

이때 수컷들은 서로 몸을 붙여 무리를 만들고 바람과 추위를 견딘다.

바깥쪽에 있던 개체가 안쪽으로 들어가고 안쪽에 있던 개체가 다시 바깥으로 밀려나는 식으로 조금씩 자리를 바꾸며 에너지를 아낀다.

이 행동은 감동적인 부성애 이야기로만 볼 수도 있지만 생물학적으로 보면 매우 계산된 생존 방식이다.

암컷은 알을 만든 뒤 먹이를 먹으러 가야 하고 수컷은 알을 얼리지 않고 지켜야 한다.

둘 중 하나라도 실패하면 번식은 끝난다.

황제펭귄의 긴 굶주림은 낭만적인 희생이라기보다 남극 겨울이라는 극단적인 환경에서 알 하나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역할 분담이다.

검은 등과 하얀 배는 왜 생겼을까

펭귄의 검은 등과 하얀 배는 턱시도처럼 보여서 귀엽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색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바다에서 살아가는 동물에게 흔히 나타나는 대조 음영이라는 위장 방식과 관련이 있다.

펭귄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검은 등은 어두운 바닷물과 비슷해 보인다.

물속 깊은 곳은 빛이 적어서 어둡기 때문에 위에서 보는 포식자나 먹이에게 펭귄의 등은 배경과 섞일 수 있다.

반대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하얀 배는 밝은 수면과 비슷해진다.

수면 쪽은 햇빛이 들어와 밝기 때문에 하얀 배가 눈에 덜 띌 수 있다.

이런 색 배치는 펭귄만의 특징은 아니다.

상어와 돌고래 같은 바다 동물에게도 어두운 등과 밝은 배가 흔히 나타난다.

물속에서는 배경이 위아래로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몸의 위와 아래를 다르게 칠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펭귄의 검은색과 흰색은 사람 눈에는 귀엽고 단순한 무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바다에서 포식자와 먹이 모두에게 덜 눈에 띄기 위한 색에 가깝다.

검은 등은 또 햇빛을 흡수하는 데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남극이나 차가운 바다에서 사는 펭귄에게 열을 얻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검은 등과 하얀 배의 가장 대표적인 설명은 물속에서 위와 아래 어느 쪽에서 보아도 몸을 덜 드러나게 만드는 위장 효과다.

펭귄은 평생 한 짝만 사랑할까

펭귄은 평생 한 짝만 사랑하는 동물처럼 자주 소개된다.

두 마리가 나란히 서 있고 서로를 부르는 모습 때문에 인간적인 사랑 이야기로 보이기 쉽다.

하지만 실제 펭귄의 짝 관계는 종마다 다르고 생각보다 현실적이다.

많은 펭귄은 한 번의 번식기 동안 한 짝과 함께 새끼를 키운다.

이것을 사회적 일부일처라고 볼 수 있다.

알을 품고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는 과정에는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번 짝을 맺은 뒤에는 둘이 역할을 나누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평생 같은 짝을 유지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음 번식기에 같은 짝을 다시 만나는 종도 있고 짝을 바꾸는 종도 있다.

특히 펭귄은 번식지에 돌아오는 시기가 중요하다.

예전 짝이 늦게 돌아오거나 보이지 않으면 기다리다가 번식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그럴 때는 새로운 짝을 선택하는 편이 번식에 더 유리할 수 있다.

황제펭귄과 임금펭귄처럼 둥지 자리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번식 일정이 빡빡한 종은 짝을 바꾸는 일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다.

반대로 젠투펭귄이나 마젤란펭귄처럼 같은 장소로 돌아와 번식하는 습성이 강한 종은 같은 짝을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서로의 행동을 이미 알고 있고 함께 새끼를 키운 경험이 있으면 번식이 더 순조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펭귄의 사랑을 한 문장으로 말하면 평생 한 짝만 사랑한다기보다 상황과 종에 따라 같은 짝을 유지하기도 하고 새 짝을 선택하기도 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펭귄이 흥미로운 이유는 귀여운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새이면서 하늘을 포기하고 바다에 적응했고 날개는 지느러미가 되었으며 검은 등과 하얀 배는 물속 생활에 맞는 위장색이 되었다.

황제펭귄 아빠는 얼음 위에서 알을 지키기 위해 오래 굶고 짝 관계도 인간의 낭만처럼 단순하지 않다.

펭귄은 귀여운 동물인 동시에 극단적인 환경에 맞춰 몸과 행동을 바꿔 온 매우 독특한 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