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 수가 크게 줄어든 바키타와 이라와디돌고래 그리고 아마존강돌고래

바키타와 이라와디돌고래와 아마존강돌고래는 모두 고래목에 속하지만 생물학적인 분류와 살아가는 환경은 서로 다르다. 바키타는 돌고래가 아니라 쇠돌고래과에 속하는 소형 고래류다. 이라와디돌고래는 참돌고래과에 속하며 바다와 강이 만나는 하구나 얕은 연안에서 주로 살아간다. 아마존강돌고래는 아마존강돌고래과에 속하며 평생 민물에서 생활한다.

세 동물은 모두 국제자연보전연맹의 멸종위기 등급에 포함되어 있지만 위험한 정도에는 차이가 있다. 바키타는 멸종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위급 단계에 속한다. 이라와디돌고래와 아마존강돌고래는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위기 단계로 분류된다. 다만 이라와디돌고래는 지역마다 개체군이 서로 떨어져 있어 일부 강과 호수에 사는 무리는 종 전체의 등급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에 놓여 있다. 아마존강돌고래도 전체 개체 수를 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장기간 조사된 일부 지역에서는 개체 수가 계속 줄어드는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수가 적은 고래류인 바키타

바키타는 현존하는 고래류 중 몸집이 가장 작은 종류다. 성체의 몸길이는 약 1.5미터 정도이며 눈 주변과 입술 주변에 검은색 무늬가 있다. 이 무늬 때문에 작은 판다 같은 얼굴로 보이기도 한다. 바키타는 멕시코 캘리포니아만 북부에서만 발견되며 모든 고래와 돌고래와 쇠돌고래를 통틀어 분포 지역이 가장 좁은 종 가운데 하나다.

바키타의 개체 수가 감소한 직접적인 원인은 먹이 부족이나 유전병보다 자망에 걸리는 혼획이다. 자망은 물속에 세로로 펼쳐 두는 그물로 물고기의 아가미나 몸을 걸리게 만든다. 바키타도 이 그물을 탐지하지 못하거나 피하지 못하면 몸이 얽힌다. 바키타는 폐로 호흡하는 포유류이므로 수면으로 올라오지 못하면 익사한다.

특히 멕시코 캘리포니아만에 사는 토토아바라는 대형 물고기를 잡기 위해 설치된 불법 자망이 바키타에게 치명적이었다. 토토아바와 바키타의 몸 크기가 비슷해 토토아바용 그물에 바키타도 쉽게 걸린다. 1997년 조사에서는 약 567마리가 추정됐지만 이후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

2025년 조사에서는 제한된 조사 구역 안에서 서로 다른 바키타 7마리에서 10마리가 관찰됐을 확률이 67퍼센트로 계산됐다. 다만 이 숫자는 전 세계에 남은 바키타의 정확한 총개체수가 아니라 조사 기간에 해당 구역에서 확인된 최소 규모에 가깝다. 바키타가 조사 구역을 벗어나 이동하고 수면에서 발견하기도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같은 조사에서는 새끼가 한 마리 이상 관찰됐으며 어린 개체도 확인됐다. 따라서 번식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는 아니다.

바키타는 개체 수가 극도로 적지만 유전적 다양성 부족만으로 곧바로 사라질 종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바키타의 조상 개체군은 오랜 기간 비교적 작은 규모로 유지됐다. 이 과정에서 심각한 열성 유전 변이 일부가 자연선택으로 제거됐을 가능성이 있다. 유전체를 사용한 모형에서는 자망에 의한 추가 사망이 사라진다는 조건 아래 매우 적은 개체에서도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와 강을 오가는 이라와디돌고래

이라와디돌고래는 일반적인 돌고래와 달리 길게 튀어나온 주둥이가 거의 없다. 이마가 둥글고 목 부분이 비교적 유연해 흰고래와 비슷한 인상을 준다. 이름은 미얀마의 에야와디강에서 유래했지만 이 강에서만 사는 것은 아니다.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얕은 해안과 하구와 기수호에 분포하며 일부 개체군은 메콩강과 에야와디강과 마하캄강에서 평생 민물 생활을 한다.

이라와디돌고래는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큰 무리를 이루지 않는다. 강과 호수와 해안에 작은 개체군이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다. 세계 전체의 정확한 최신 개체수를 하나의 숫자로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2019년 국제 이동성야생동물협약 자료에서는 전 세계 개체수를 7000마리 미만으로 추정했다. 이 중 상당수는 방글라데시 연안에 있으며 여러 강과 호수의 고립된 개체군은 각각 100마리 미만인 경우가 많다. 이라와디돌고래라는 종 전체는 위기 단계이며 메콩강과 마하캄강과 에야와디강의 하천 개체군은 위급 단계로 분류된다.

이라와디돌고래도 개체 수 감소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어구에 걸리는 혼획이다. 강이나 하구에 설치된 자망에 걸리면 수면으로 올라오지 못해 익사한다. 작은 개체군에서는 몇 마리의 사망만 발생해도 전체 개체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번식 속도가 느린 포유류이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손실된 개체를 빠르게 채우기 어렵다.

하천 개체군에서는 댐과 보가 물의 흐름과 수위를 바꾸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물고기의 이동 경로가 달라지면 돌고래가 이용하는 먹이와 깊은 수역의 위치도 달라진다. 강이 여러 구간으로 나뉘면 서로 떨어진 돌고래 무리 사이의 이동과 번식도 어려워질 수 있다. 농업과 산업에서 유입된 오염 물질과 선박의 충돌도 지역에 따라 영향을 준다. 다만 모든 지역의 개체수가 같은 속도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메콩강 개체군은 2020년 과학 조사에서 89마리로 추정됐으며 일부 최근 직접 집계에서는 그보다 많은 수가 보고되기도 했다. 조사 방식이 다르면 숫자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비교에는 동일한 조사법이 필요하다.

분홍색 몸과 유연한 목을 가진 아마존강돌고래

아마존강돌고래의 학명은 Inia geoffrensis이며 보토 또는 분홍돌고래라고도 불린다. 아마존강뿐 아니라 오리노코강과 토칸칭스 아라과이아강 수계에도 분포한다. 바다에 사는 돌고래와 달리 평생 민물에서 생활하며 우기에는 강물이 차오르면서 만들어진 침수림 안으로 들어가 나무와 뿌리 사이에서 먹이를 찾기도 한다. 현재 국제자연보전연맹에서는 아마존강돌고래를 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마존강돌고래는 이름처럼 분홍색으로 유명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분홍색인 것은 아니다. 새끼는 주로 회색이며 성장하면서 몸이 분홍색이나 분홍빛이 도는 회색으로 변한다. 특히 성체 수컷이 암컷보다 진한 분홍색을 띠는 경우가 많다. 수컷끼리 부딪치며 생긴 상처가 분홍색 흉터로 남아 몸의 색을 더 진하게 만드는 것도 한 가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많고 상처가 많은 수컷일수록 더 선명한 분홍빛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몸의 구조도 바다 돌고래와 꽤 다르다. 대부분의 돌고래는 목뼈가 서로 붙어 있어 머리를 따로 돌리기 어렵지만 아마존강돌고래는 목이 비교적 유연하다. 그래서 물에 잠긴 숲속의 나뭇가지와 뿌리 사이를 지나며 머리를 좌우로 움직일 수 있다. 등에는 높게 솟은 등지느러미 대신 낮고 긴 융기가 있으며 가슴지느러미는 넓고 회전 범위가 크다. 빠르게 직선으로 헤엄치기보다는 좁고 복잡한 강바닥과 침수림 사이에서 방향을 자주 바꾸는 데 알맞은 몸이다.

길게 튀어나온 주둥이에는 앞쪽의 뾰족한 이빨과 뒤쪽의 넓적한 이빨이 함께 있다. 앞니로 미끄러운 물고기를 붙잡고 뒤쪽 이빨로 단단한 먹이를 부술 수 있다. 여러 종류의 물고기를 먹으며 새우와 게와 작은 거북도 먹는다. 흙탕물에서는 눈으로만 먹이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이마의 멜론이라는 기관을 이용해 반향정위 소리를 내보내고 되돌아오는 소리로 먹이와 장애물의 위치를 파악한다.

아마존강돌고래의 전체 개체 수는 아직 정확히 계산되지 않았다. 서식 범위가 매우 넓고 물이 탁하며 계절에 따라 강과 지류와 침수림 사이를 이동하기 때문에 전 지역을 같은 방식으로 조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브라질 마미라우아 지역에서 장기간 진행된 조사에서는 뚜렷한 감소가 확인됐다. 22년 동안 같은 구간을 조사한 자료와 생존율을 이용한 분석에서는 연간 약 5.5퍼센트에 해당하는 감소가 계산됐으며 해당 지역의 개체군이 약 10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수준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어망에 걸리는 혼획과 고기를 미끼로 사용하기 위한 사냥이 크게 지목된다. 아마존강돌고래는 폐로 호흡하기 때문에 자망에 몸이 얽혀 수면으로 올라가지 못하면 익사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피라카팅가라는 메기류를 잡을 때 돌고래 고기를 미끼로 사용해 의도적으로 죽이기도 했다. 여기에 댐이 강을 여러 구간으로 나누면서 개체군의 이동과 먹이 물고기의 이동을 막는 문제도 더해진다. 금 채굴 과정에서 발생한 수은은 물고기의 몸에 축적된 뒤 먹이사슬을 따라 돌고래 조직에도 쌓일 수 있다.

번식 속도가 느린 것도 개체 수가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운 이유다. 암컷은 한 번에 새끼 한 마리를 낳으며 조사된 개체의 평균 출산 간격은 약 4.6년이었다. 새끼를 자주 낳지 않는 동물이기 때문에 성체 몇 마리가 어망이나 사냥으로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장기적인 개체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아마존강돌고래는 분홍색이라는 외형만 독특한 것이 아니라 침수된 숲을 돌아다니는 유연한 목과 넓은 지느러미와 서로 다른 모양의 이빨을 갖춘 민물 환경에 특화된 고래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