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등껍질은 몸에 붙어 있는 갑옷일까

거북이를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단한 등껍질이다.

그래서 거북이는 달팽이처럼 필요하면 껍질 안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거북이의 등껍질은 몸 위에 얹혀 있는 외투 같은 것이 아니다.

거북이의 몸 그 자체에 가까운 구조다.

거북이의 등 쪽 껍질은 배갑이라고 하고 배 쪽 껍질은 복갑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등껍질이라고 부르는 배갑 안에는 거북이의 척추와 갈비뼈가 포함되어 있다.

다른 동물은 갈비뼈가 몸 안에서 장기를 감싸지만 거북이는 자라는 과정에서 갈비뼈가 옆으로 넓게 퍼지고 피부 안쪽의 뼈와 붙어 등껍질을 만든다.

그 위에는 손톱과 같은 성분인 케라틴으로 이루어진 딱딱한 판이 덮여 있다.

이 판을 갑판 또는 각질판이라고 한다.

즉 거북이의 껍질은 겉의 단단한 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안쪽에는 살아 있는 뼈와 혈관과 신경이 들어 있는 구조다.

그래서 거북이는 껍질을 벗고 나올 수 없고 껍질이 다치면 사람의 뼈가 부러진 것처럼 아프고 위험할 수 있다.

등껍질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거북이 껍질 안을 생각할 때 우리는 보통 빈 공간 안에 몸이 들어가 있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거북이의 어깨뼈와 골반까지 껍질 안쪽에 들어가 있는 매우 특이한 구조다.

다른 네발동물은 어깨뼈가 갈비뼈 바깥쪽에 있지만 거북이는 갈비뼈가 넓게 퍼져 껍질을 이루는 과정에서 어깨뼈가 그 안쪽에 놓이게 되었다.

그래서 거북이의 등껍질은 단순히 몸을 덮는 방패가 아니라 골격 전체의 배치까지 바꿔 놓은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등껍질은 거북이에게 매우 강력한 방어 수단이다.

특히 육지거북의 둥글고 높은 껍질은 포식자가 입에 물고 부수기 어렵게 만든다.

몸을 안쪽으로 숨길 수 있는 종은 머리와 다리까지 집어넣어 더 단단하게 자신을 지킨다.

하지만 단단하다고 해서 절대 깨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에 치이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포식자에게 물리면 등껍질도 금이 가거나 부서질 수 있다.

껍질 안에는 뼈와 혈관이 있기 때문에 손상되면 출혈과 감염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폐나 장기까지 다칠 수 있다.

그래도 살아 있는 뼈이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사람의 골절처럼 다시 붙을 수 있다.

실제로 껍질이 골절된 민물거북을 치료한 연구에서는 수술적 고정을 받은 개체 중 상당수가 회복해 방사되었다.

다만 껍질은 천천히 회복되기 때문에 치료 기간이 길고 상처가 안정될 때까지 물에 들어가지 못하게 관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새끼 거북이는 자라면서 어떻게 등껍질도 함께 커질 수 있을까.

껍질이 돌처럼 죽어 있는 구조라면 몸이 커질 때 문제가 생길 것 같지만 거북이의 껍질은 살아 있는 조직이다.

안쪽의 뼈는 몸이 자라면서 함께 자라고 겉을 덮은 각질판도 새로운 케라틴 층이 아래에서 더해지며 넓어진다.

육지거북은 대체로 오래된 각질판을 그대로 쌓아 가며 껍질이 두꺼워지고 많은 물거북은 성장하면서 낡은 각질판의 바깥층을 벗겨 내기도 한다.

그래서 거북이 껍질에 보이는 고리 모양 무늬가 나이테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먹이와 환경에 따라 자라는 속도가 달라져 정확한 나이를 세는 기준으로 쓰기는 어렵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거북이의 껍질이 처음 크기 그대로 굳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몸과 함께 계속 자라는 살아 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바다거북의 등껍질은 육지거북보다 가벼울까

바다거북을 보면 육지거북보다 등껍질이 낮고 매끈해 보인다.

그래서 바다거북의 껍질이 단순히 더 가볍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모든 바다거북의 껍질이 육지거북보다 무조건 가볍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바다거북의 껍질은 물속에서 저항을 줄이기 좋게 납작하고 유선형으로 발달했다.

육지거북의 높은 돔 모양 껍질은 방어에 유리하지만 물속에서는 물의 저항을 크게 만든다.

반대로 바다거북은 넓은 바다를 오래 헤엄쳐야 하기 때문에 껍질이 낮고 매끄러운 형태가 더 유리하다.

실제로 바다거북의 몸은 물속 이동에 맞게 유선형이고 팔다리는 지느러미처럼 바뀌어 있다.

그 대신 많은 바다거북은 육지거북처럼 머리와 팔다리를 완전히 껍질 안으로 집어넣지는 못한다.

수영 효율을 얻는 대신 방어 방식은 조금 달라진 셈이다.

바다거북 중에서도 예외적인 종이 있다.

장수거북은 다른 바다거북처럼 딱딱한 각질판이 덮인 껍질을 가진 것이 아니라 질긴 가죽 같은 피부 아래에 작은 뼈 조각들이 박혀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다.

그래서 이름처럼 완전히 부드러운 것은 아니지만 다른 거북이들과는 껍질의 모습이 꽤 다르다.

이 껍질 위의 능선은 깊은 바다로 잠수할 때 물의 흐름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설명된다.

즉 같은 바다거북이라도 사는 방식에 따라 껍질의 구조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거북이의 등껍질은 보기에는 단순한 방패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특이한 진화의 결과다.

척추와 갈비뼈가 몸 바깥쪽으로 넓게 퍼져 만들어졌고 그 안에 장기와 어깨뼈와 골반까지 들어 있다.

단단해서 몸을 지켜 주지만 살아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다치면 아프고 감염될 수 있으며 자라면서 함께 커진다.

육지거북은 높은 돔 모양의 껍질로 방어에 더 유리하게 살아가고 바다거북은 낮고 유선형인 껍질로 물속을 더 잘 헤엄친다.

우리가 거북이를 볼 때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그 등껍질은 사실 거북이가 수억 년 동안 살아남을 수 있게 해 준 가장 독특한 몸의 일부다.